V은화05 / 05

은화

은화의 꿈

[SCENE START]

··· ···6명의 올빼미들을 무사히 니케로 만들어, 방주에 내려보낸 후.

은화

잠자코 따라와.

은화

아무것도 묻지 말고.

··· ···명령조로 말했지만 그것은 분명히 부탁이었다.

자존심 높은 그녀가 누군가에게 부탁한다는 것이 얼마나 드문 일인지 알기에,

나는 묵묵히 그녀의 뒤를 따랐다.

··· ···그리고 얼마 후.

선택지

은화

사관학교를 수석 졸업하고,

은화

얼마간 촉망받는 인재로 활약했지만.

은화

머저리 같은 부하들의 하극상으로 개죽음 당한,

은화

어느 [인간 지휘관]의 무덤.

은화

여길 오면 기분이 아주 더러울 줄 알았는데.

은화

막상 와 보니 오히려···.

은화

조금 홀가분해졌어.

선택지

은화

···드디어, 가능성을 봤으니까.

은화

내가 포기해야 했던 지상 탈환의 꿈을,

은화

어쩌면 다른 방식으로 이룰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선택지

은화

지난 2박 3일 동안 네가 보여준 근성. 판단력. 팀원들에 대한 분석력.

은화

전부 내 기준에 나쁘지 않았고.

은화

다른 지휘관들에 비하면··· 가축과 인간 정도의 차이가 있었지.

은화

물론 완벽하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은화

사관학교를 갓 졸업했을 뿐인 애송이에게 많은 걸 바라지는 않아.

은화

···다시 말해 지금 난.

은화

널 내 지휘관으로 인정하는 동시에,

은화

같은 목적을 쫓을 동료로 받아 들이겠다고 말하고 있는 거다.

은화

물론 앞으로 네가 지금과 같은 기량을 유지하고,

은화

지상 탈환을 위해 노력한다는 전제 하에서겠지만.

선택지

은화

그건··· 미안했다.

은화

겪어본 지휘관들이 전부 지리멸렬한 것들 뿐이라.

은화

예외가 있을 거라곤 생각 못했어.

은화

··· ···.

은화

조금만 더 일찍 알아 봤더라면,

은화

너와 나도 좀 더 멀쩡한 첫 단추를 꿸 수 있었겠지.

은화

하지만···.

은화

과거 따위야 앞으로 바꿔쓰면 그만이야.

은화는 한동안 더 무너진 폐허를 응시하다가,

후련해진 표정으로 돌아섰다.

은화

···이제 됐어. 방주로 돌아가자.

선택지

은화

아니.

은화

이제 여기 미련은 없어.

은화

더 이상 내 꿈은, 이딴 폐허에 묻혀 있지 않으니까.

··· ···얼마 후, 방주행 엘리베이터.

엠마

···어머, 저기 오네!

베스티

지, 지휘관도 같이 있어···!

선택지

베스티

에, 엠마··· 그런 거 아니잖아.

베스티

다음 임무가 근처니까··· 여, 여기서 합류하려던 것뿐이잖아.

은화

···다음 임무라고?

은화

장소가 어딘데?

엠마

구 연구소 부지 근처. 네가 막 다녀온 그곳이야.

엠마

···듣자니 올빼미들 실전 훈련 중에, 로드급이 난입했다며?

엠마

보통 못 보던 급의 랩쳐가 등장했다면,

엠마

핵이 되는 타일런트 급이 근처에 둥지를 틀었을 확률이 높으니까.

은화

···잉그리드는 좌시할 생각이 없나 보군.

엠마

맞아. 그래서 우리한테 조사 임무가 넘어왔지.

엠마

그래서 말인데 지휘관,

엠마

우리가 은화를 좀 빌려가도 될까?

엠마

혹시 둘이서 뒷풀이라도 할 생각이었다면 미안해~

선택지

세 명의 니케들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멀어져 갔다.

엠마

···그래서?

엠마

교관 일은 어땠어? 즐거웠어?

은화

··· ···.

은화

생각보다는.

엠마

어머, 의외네!

엠마

지휘관이랑 같이 한다길래, 내내 싸우기만 한 줄 알았는데~

베스티

하, 하지만 지휘관은 누구랑 싸우거나 그러지 않는 걸?

은화

···그딴 건 관심없고.

은화

새로 받은 임무 자료나 보여줘 봐.

은화

가는 길에 미리 작전 짜 두게.

엠마

에이~ 말 돌리지 말고.

엠마

우리한테도 자세한 얘긴 들려 줘야지.

엠마

올빼미들한텐 그렇게 잘해 줬다면서, 스쿼드 동료한테 이러기야?

은화

진짜 별 거 없었다니까.

엠마

지휘관은?

은화

걔가 뭐.

엠마

의외로 괜찮은 사람이지?

베스티

다, 다정한 사람이지?

은화

··· ···내가 알 바야?

엠마

어머?

엠마

얼굴 빨개진 거 봐~

엠마

그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면,

엠마

헤어질 때 인사 정도는 다정하게 건네도 좋았을걸~

은화

··· ···.

그때, 은화가 고개만 살짝 돌려 나를 보았다.

그리고 입모양으로 말했다.

[잘 가라.]

[그리고 고마웠다.]

[지휘관.]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