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하란04 / 05
하란
별의 꽃
[SCENE START]
자, 저길 보렴.
저곳에 [별의 꽃]이 있단다.
하란이 가리킨 건너편 건물을 바라보았다.
선택지
건너편 건물에 얽힌 덩굴에 노란색 꽃이 피어있는 것이 보인다.
그런데···.
휘이이잉-
안간힘을 다해 점프해야 간신히 건너편으로 넘어갈 수 있을 정도의 거리만큼 떨어져 있다.
우리가 있는 이 건물도 건너편의 저 건물도 약 10층 정도의 높이.
쿵- 쿵- 쿵- 쿵-
건물 밑에는 지상형 랩쳐들로 가득하다.
선택지
네가 그렇게 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렴.
대신 까마귀는 너와 같이 가지 않을 거니.
밑에 있는 랩쳐들은 네가 알아서 피하렴.
아, 물론 네 힘으로 물리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지.
선택지
네 마음대로 하라니까?
왜. 못할 것 같아?
선택지
이젠 내 말도 못 믿겠니?
선택지
걱정 말거라. 난 거짓말도 배신도 하지 않는단다.
언제나 거짓말과 배신은 인간의 몫이었지.
포식자는 피식자의 생명을 보호하는 대신.
피식자는 포식자에게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자연의 이치인데도.
인간들은 언제나 그 법칙을 무시하고 포식자의 신뢰를 아무렇지 않게 버리고 배신해왔지.
과거의 마녀들이 그러했고.
현재의 니케들이 그러했듯이.
선택지
제한 시간은 삼십분. 그 이상은 내 시간이 아까워 못 견딜 거 같구나.
그 안에 네가 내게 별의 꽃을 가지고 오면 널 돌려보내 줄 것이고.
가지고 오지 못한다면, 넌 평생 내 종자로서 살아가게 될 것이란다.
그럼 어디 한 번 발버둥 쳐보렴.
하란이 뒤로 물러나 벽에 삐딱하게 기댔다.
난간을 향해 걸어가 건너편 건물을 다시 바라보았다.
휘이이잉-
정말 안간힘을 다하면 넘어갈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지금은 그것에 걸어볼 수밖에 없다.
···꿀꺽.
얼마나 도움닫기를 하는 게 좋을까?
선택지
숨을 가다듬고 덩굴에서 별의 꽃을 뜯어냈다.
꽃을 주머니에 넣고 다시 건너편 건물을 바라보았다.
···다시 저길 넘어가야만 한다.
선택지
왜 그렇게 멍하니 보고만 있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괜찮겠니?
선택지
터벅- 터벅- 터벅- 터벅- 터벅-
도움닫기를 위해 충분히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앞을 향해 달려··· 뛰엇···!
삐끗-!
선택지
턱-!
간신히 건너편의 난간을 붙잡았다!
저런, 큰일 날 뻔했구나. 조금만 늦었어도 떨어질 뻔하지 않았니.
혼자 올라올 수 있겠니?
덜덜덜-
팔이 부들부들 떨려온다.
선택지
그래? 그럼 내가 널 구해주길 원하니?
선택지
후후, 그래?
대신 이번에 널 구해준다면 이번 일은 없던 일로 할 거란다.
꽃을 네 힘만으로 가져온 것이 아니니까.
선택지
그러니 선택하거라.
여기서 죽겠니? 아니면 내 손을 잡고 집으로 갈 기회를 버리겠니?
선택지
둘 다 선택하지 않겠다고?
하란이 몸을 일으켰다.
그럼 그렇게 버티다 죽거라.
날 버리고 가는 걸 도와주는 머저리 같은 짓을 하느니.
죽게 놔두는 편이 낫겠지.
선택지
자, 이제 마지막으로 물을 거란다.
목숨과 귀환.
둘 중 어떤 걸 선택할 거니?
선택지
이대로 죽을 수는 없다.
하지만···.
더 이상 이렇게 지상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을 수는 없다.
덜덜덜덜-
팔에 힘을 주고 몸을 끌어올려 보았다.
!!
으드득-
너무 오랫동안 매달려 있었더니 힘이 잘 들어가지 않는다.
··· ···.
왜 그렇게··· 귀환에 목매는 것이지?
목숨을 걸 정도로 그렇게 돌아가고 싶니?
그 배신으로 가득한 그곳이···! 정체된 땅굴이 그렇게도 그리워?
선택지
··· ···.
덜덜덜덜덜덜-
선택지
미끌-
손이 미끄러졌다?!
?!!
탁-!
하란이 손을 잡아주었다.
멍청한 것.
그리고 몸을 끌어올려 바닥으로 내팽개쳤다.
털썩-
매정한 것··· 잔인한 것.
이 인간 중의 인간 같으니.
하란에게 별의 꽃을 내밀었다.
선택지
··· ···.
널 종자로 삼지 말걸 그랬다.
조난당한 널 봤을 때 그냥 버렸어야 했어.
까마귀밥으로 주었어야 했는데···.
그래, 내가 졌단다.
하란이 별의 꽃을 받아들었다.
약속대로 널 집으로 데려다 주마.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