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하란05 / 05
하란
도시 숲의 마녀
[SCENE START]
웅- 웅- 웅- 웅-
저 멀리 날아다니는 공중형 랩쳐가 보인다.
쿵- 쿵- 쿵- 쿵-
하염없이 떠도는 지상형 랩쳐들의 모습도 보인다.
자, 네 아늑한 땅굴로 돌아가는 엘리베이터가 저기 있단다.
이 앞으로 쭉 걸어가기만 하렴.
선택지
뭘 그렇게 넋을 놓고 있니? 가기 싫으니?
선택지
같이 가자고?
후후, 난 싫단다.
다시는 저 구정물 같은 곳에는 가고 싶지 않아.
그러니 너 혼자 가렴.
선택지
웅- 웅- 웅- 웅-
쿵- 쿵- 쿵- 쿵-
선택지
흥. 힘내긴 뭘 힘내니.
정말 너 혼자 뛰어라도 가 보려고?
살려달라고 징징거리기라도 할 줄 알았더니.
하여튼, 진지해 빠져서는.
뭐, 그게 내가 널 예뻐하는 이유 중 하나겠지만.
선택지
넌 그냥 거기서 보고 있기나 하렴.
아, 그리고 보니 이걸 보여주는 것을 잊고 있었구나.
하란이 작은 병을 꺼냈다.
선택지
네가 바친 재료로 만든 에센스란다.
선택지
칙- 칙-
하란이 머리에 에센스를 뿌렸다.
음. 향기도 나쁘지 않구나.
머리카락도 제법 윤기가 흐르게 되었고.
좋아. 해볼 만하겠어.
선택지
보채지 말거라.
물어보지 않아도 이제 곧 시작될 테니.
까마귀야, 경계를 풀고 내려오렴.
까아악-
하늘 위를 맴돌던 까마귀가 하란의 곁으로 내려왔다.
위이잉-
공중형 랩쳐가 이쪽을 바라보고 다가오기 시작했다.
쿠구궁-
지상형 랩쳐도 이쪽을 바라보고 다가오기 시작했다.
선택지
호들갑 떨지 말거라.
까마귀가 경계를 풀었으니 당연히 이쪽을 인지하고 다가오는 거 아니겠니.
선택지
네 곁에 누가 있는데 그런 걱정을 하는 거니.
하란이 낫을 빼들었다.
괜한 것 신경 쓰지 말고 잘 보고 말해주렴.
내가 얼마나 더 아름다워졌는지.
하란이 다가오는 랩쳐를 향해 낫을 휘둘렀다.
하란의 낫이 그어질 때마다 다가오는 랩쳐들이 우수수 쓰러져 갔다.
반짝이는 네온들 사이에서 그녀는 마치 춤을 추듯 랩쳐들을 쓰러뜨려갔다.
그 모습이 죽음을 지휘하는 네크로멘서 같기도,
고고한 마녀 같기도 했다.
까아악-
까마귀가 다시 하늘로 날아올랐다.
어때. 잘 봤니?
선택지
후후, 그 얼굴을 보아하니 재미있게 본 듯하구나.
어땠니? 이 에센스 꽤 괜찮게 만들어졌지?
네 눈에도 내가 좀 더 아름다워진 것 같니?
그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던 것 같다.
후후후, 바보 같은 얼굴이로구나.
됐다. 그 얼굴을 봤으니 되었어.
이제 가렴.
선택지
왜, 가기 싫으니?
선택지
시끄럽구나. 매정한 것이 아부만 늘어가지고는.
그만하고 가거라.
한 번만 더 미련하게 굴면.
네가 가기 싫다고 생각한다고 여기고 다시 잡아갈 테니,
뒤도 돌아보지 말고 가거라.
선택지
하란을 뒤에 두고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갔다.
··· ···.
정말 이렇게 헤어져도 되는 것일까?
선택지
선택지
쪽-
다시 지상에 올라오거든 조심하렴.
네가 길 잃고 떠도는 모습이 한 번이라도 더 내 눈에 보이는 순간.
다신 널 방주로 되돌아가게 놔두지 않을 거란다.
까아악-
갑자기 하늘에서 까마귀 떼가 쏟아져 내려왔다.
선택지
잘 가거라. 어리석은 내 종자야.
까마귀 떼가 다시 하늘로 날아갔다.
하란이 사라진 자리에 까마귀 깃털만 남긴 채.
선택지
바닥에 떨어진 까마귀 깃털을 들고.
다시 방주를 향해 몸을 돌렸다.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