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이사벨02 / 05
이사벨
부부끼리 하는 일
[SCENE START]
···오후. 나는 여전히 침대에 누워 있다.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여기서 나가지 말아요.
··· ···.
선택지
덜컹, 덜컹.
힘주어 밀어도 꼼짝도 하지 않는다.
···고장이 난 모양이다.
나중에 이사벨에게 전해 두자.
똑, 똑.
선택지
점심 때가 되어서요.
미리 생각해둔 건 있지만, 혹시 달리 드시고 싶은 게 있으실까 해서.
여쭤보러 왔답니다.
선택지
그럼 아침 때처럼 여기서 기다리고 계시면,
제가 당신이 좋아하시는 것들로 만들어 올게요.
선택지
···네?
하지만, 다리를 다치셨잖아요.
요리는커녕 부엌까지 가기도 힘들 텐데.
선택지
···!!
그러시다면, 알겠어요.
하지만 요리 대신 말동무만 해 주시는 걸로 해요.
그것만으로도 저에겐 충분하니까요.
···얼마 후, 부엌.
이런 건 좀 어때요?
선택지
그럼 간을 좀 더 맞춰 볼게요.
···이번에는 어떤가요?
선택지
후후, 고마워요.
이걸로 당신의 입맛을 좀 더 잘 알게 됐네요.
다음에는 좀 더 수월하게 요리를 해 드릴 수 있겠어요.
··· ···어머, 그러고 보니 옷에 뭔가가 튀었네요.
가만 계세요. 제가 바로 닦아 드릴 테니까요.
··· ···지척에서 이사벨의 숨결이 느껴진다.
이상한 기분이 들어요.
이러고 있으니까 우리 꼭, 가족 같지 않나요?
제가 아내고, 당신이 제 남편인··· ···.
선택지
실은 어린 시절부터의 꿈이었거든요.
당신처럼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서, 화목한 가정을 꾸리는 거.
단란한 가정. 즐거운 식사. 애정 어린 대화.
그런 건 한번도 제 것이었던 적이 없어서···.
···원래 사람은 가져본 적 없는 걸 동경한다고 하잖아요?
다른 사람들에게는 마냥 쉬운 게, 제게만 왜 이렇게 어렵고 복잡한지···.
선택지
···네?
선택지
정말인가요?
하지만 어떻게 제가. 저 같은 게 당신의···
시, 신부가 될 수 있겠어요.
물론 제가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도 절 사랑한다는 걸 알지만.
아직은, 저어. 마음의 준비가 덜 되었다고 할까요?
왜, 그런 게 있잖아요.
첫날밤에 부부끼리 하는 일.
아직은 어떻게 하면 당신을 만족시켜 드릴 수 있을지,
충분히 연습해 보지 못한 걸요.
선택지
그래도 저, 열심히 해 볼게요.
당신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말,
절대로 가볍게 한 말이 아니었거든요.
그러니까···.
오늘 밤은 문을 열어두고 잘래요?
서투를지 몰라도 저, 노력할 테니까요···.
··· ···.
아무래도 오해를 풀기엔 너무 늦은 것 같다.
일단 이사벨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 주자.
···얼마 후, 저녁.
··· ···.
긴장되네요.
밤이 다가오고 있어요.
선택지
긴장을 푸는 덴 뭔가에 몰입하는 게 좋다던데.
영화라도 볼까요, 우리?
이사벨은 어딘가에서 구식 텔레비전과 CD들을 꺼내 왔다.
[레비의 휴일], [여신전대 아크 레인저 극장판], [DKD 58] 등등.
모두 평소 내가 명작으로 꼽던 영화들이다···.
뭘 볼지는 당신이 선택해 주실래요?
선택지
감동적인 사랑 이야기잖아요.
언젠가 꼭 당신과 함께 보고 싶었는데.
그게 실제로 이뤄지다니, 아아··· 정말 꿈만 같아요.
이사벨은 CD를 장치에 넣은 뒤, 내 옆에 다가와 앉았다.
한동안 간지러운 정적이 감돈다.
··· ···.
손 끝에 온기가 닿았다.
선택지
···!!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아뇨, 아무 말도 하지 말아요.
그냥 이대로 있어요.
사랑하는 분, 저는··· 잘 모르겠어요.
제가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건지.
처음엔 단지 당신을 지켜주고 싶었을 뿐인데.
점점 더 욕심이 커져서 주체되질 않아요.
··· ···.
그래도 오늘은 당신이 허락해준 날이니까.
조금쯤은 욕심 부려도 괜찮겠죠?
조금쯤은 제 욕심대로, 당신에게 제멋대로 굴어도···.
선택지
그럼···.
지금, 키스해도 되나요?
선택지
부드러운 입술. 스치는 머릿결. 희미한 장미향.
그녀의 존재가 흘러 들어와 입 안을 가득 메운다.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