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이사벨05 / 05

이사벨

사랑의 형태

[SCENE START]

이사벨

이건··· 뭔가요?

엽서다.

이사벨

···엽서?

이사벨

어디에 쓰는 건가요?

여러 가지 용도가 있지만,

보통은 소중한 이에게 마음을 전하는 데 쓴다.

이사벨

··· ···.

이사벨

당신에겐 있으신가요?

이사벨

이걸 전해드릴 만큼 소중한 사람이요.

···지금은 없다.

이사벨

그렇다면 이 엽서, 제가 가져도 될까요?

필요하다면.

이사벨

···고마워요.

이사벨

이런 거 처음이거든요. 정말로요···.

이사벨

···일어나셨나요?

이사벨

그러고 보니 벌써 저녁 때네요. 배가 고프시겠어요.

이사벨

당신이 좋아하는 요리와 간식들을 만들어 올게요.

이사벨

그리고 우리 다시 함께 영화를 봐요.

선택지

잘그락.

양 손목에 수갑이 채워져 있다.

이사벨

왜 그러세요?

이사벨

달리 필요한 게 있으신가요?

이사벨

뭐든 말씀만 해 주시면, 제가 도와 드릴게요.

선택지

이사벨

그것만은 안 돼요.

이사벨

그랬다간 당신 또 제게서 도망칠 거잖아요.

이사벨

그보다 이거··· 기억하고 계시죠?

이사벨은 낡은 엽서를 내밀었다.

이사벨

우리 사랑의 증거예요.

이사벨

원래는 제 마음을 다 기록한 뒤에 드리려 했는데···.

이사벨

아무래도 지금의 당신께는 확신이 필요한 것 같아서요.

선택지

[안녕하세요? 저는 당신의 이사벨이에요.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저는 매일 밤 당신을 그리워하며 홀로 ···하고 있답니다.]

[나의 사랑스러운 분. 당신이 다른 니케들과 데이트하는 걸 봤어요. 제게 질투심을 일으키려고 그러시는 거죠? 정말 짓궂으세요···]

[사랑스러운 분. 이건 장난이라고 해도 도가 지나치네요. 우린 서로에게 단 하나뿐인 소중한 사람인데 왜 제 눈 앞에서 다른 여자를···]

[다 죽여 버리고 싶지만 사실 가장 용서하기 힘든 건 바로 당신이에요. 어떻게 하면 나의 고통을 당신에게도 나눠지게 할 수 있을까···]

···엽서를 내려 두었다.

이사벨

매일 밤 당신을 상상하며 썼답니다.

이사벨

아아··· 얼마나 설레는 시간들이었던지.

이사벨

그리고 오늘은 드디어 우리 사랑이 결실을 맺는 날이네요.

이사벨

참, 그러고 보니 첫날밤에는 잘 씻는 게 중요하다고 했는데.

이사벨

사지가 묶인 채로 혼자 씻는 건 좀 어렵겠죠?

이사벨

제가 도와 드릴게요.

선택지

이사벨

네?

선택지

이사벨

그러니까··· 너무 긴장하지 말고 몸을 맡겨 주세요.

이사벨

저, 최선을 다할 테니까요.

선택지

이사벨

···고집스러우시네요.

이사벨

그 여자들 틈에 오래 내버려둔 게 잘못이었을까요?

이사벨

한번 저만의 것이 되면, 다신 그들에게 돌아가지 못할까봐.

이사벨

그래서 이러시는 거죠?

이사벨

···어쩔 수 없네요.

이사벨

지금 제가 확실히 마무리를 짓고 올게요.

이사벨

당신이 더 이상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게.

선택지

이사벨

쉬이···.

이사벨

괜찮아요. 당신은 그저 푹 주무시고 계시면 돼요.

이사벨

나머지는 제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이사벨은 불투명한 액체가 담긴 컵을 내밀었다.

이사벨

그럼, 아~ 하세요.

선택지

이사벨

···못 마시겠나요?

이사벨

그럼···.

씁쓸한 액체가 숨결에 섞여 흘러든다.

이사벨

자··· 얌전히 ··· ···고 계세요.

이사벨

착하죠··· ··· 응?

···한밤중.

잠깐 정신이 들었다가, 얼마 버티지 못해 다시 잠들었다.

···얼마 후, 새벽.

아니스

···지휘관님.

아니스

정신 차려. 우리가 왔어.

네온

··· ···대답이 없어요. 설마···.

라피

아니. 아무래도 ··· ···를 먹인 것 같아.

라피

일단은 속박을 풀고··· ···.

아니스

···오진 않겠지?

라피

··· ···이 데코이를··· ··· 고 있으니까.

라피

··· ···거리를 벌리는 데 집중···.

투콰아앙--!!

아니스

하··· 젠장.

아니스

내가 가서 ··· ···게.

···아침이다.

선택지

아니스

···지휘관님?

아니스

방금 내가 잘못본 거 아니지?

아니스

지휘관님이 움직인 거 맞지?

네온

스승니이이임!

···네온이 전속력으로 달려와 안겼다.

네온

그러게 제가 말했잖아요!

네온

화력을 아는 자, 그렇게 쉽게 눈 감을 리 없다고!

라피

천만다행입니다.

라피

사흘 동안 내리 깨어나지 못하셔서,

라피

어디 상한 데라도 있으신 줄만 알았는데.

선택지

아니스

괜찮긴 뭐가 괜찮아.

아니스

그동안 우리 속이 얼마나 탔는지 알아?

아니스

연락을 해보려 해도 통신은 계속 두절 상태지.

아니스

겨우 흔적을 찾았다 싶었더니, 대뜸 순례자가 나타나서 공격해대지.

아니스

이번에야말로 정말··· 잘못되는 줄 알았다고.

선택지

아니스

···됐어. 이러나 저러나 일단 돌아와 줬으니까.

아니스

자세한 얘긴 씻고, 먹고, 푹 자고난 뒤에 하자.

아니스

지휘관님도 그동안 갇혀 지내느라 많이 지쳤을 거 아냐.

선택지

솨아아--

의구심이 든다.

···정말 이걸로 된 걸까?

부스럭, 부스럭.

샤워실 밖의 작은 소음마저 [그녀]로 느껴지는 것을 보면,

아직 완전히 [그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진 못한 듯하다.

···긴 샤워를 마치고 나왔을 때.

아무렇게나 벗어둔 옷가지는 가지런하게 정리되어 있고,

그 자리에는 반듯하게 개어진 새 옷들이 놓여 있었다.

선택지

···희미한 향기가 난다.

그 아래로 작은 쪽지가 나풀거리며 떨어졌다.

[잠깐의 산책인 거죠?]

[너무 늦지 않게 돌아와 주세요.]

[사랑을 담아서, 당신의 하나뿐인 신부가.]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