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마스트03 / 05
마스트
로망 없는 세계
[SCENE START]
해적의 로망이 가득한 현장에 함께 하고 싶은 마스트의 열정은.
결국···.
하하하! 여기가 바로 바다인···!
거기 해적 1! 대사 치지 마세요!
Aye!
마스트는 해적 1로 캐스팅하게 만들었고.
해적 2! 레디!
선택지
···나를 해적 2로 캐스팅하게 만들었다.
선택지
그거야~
다~ 해적이 되고 싶은 나의 이 뜨거운 로망을 알아봐서 그런 거 아니겠수?
원래 마음속에 로망이 있는 사람들은 서로를 알아보는 법이요!
선택지
그, 그거야 다른 이야기지!
해적 2! 잡담하지 말고 움직이세요!
선택지
우리는 지시에 따라 세트장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촬영에 함께했다.
그러다 카스피안의 해적의 대표 함선인 블랙 다이아몬드 호도 보고.
서, 선장 양반··· 저거 봤수?
브, 블랙 다이아몬드 호라니···!
선택지
그렇지! 역시 선장 양반도 보는 눈이 있구만!
내 평생 이 두 눈으로 브, 블랙 다이아몬드 호를 직접 보게 되다니···!
이건 정말 기적이 아니겠수!
킥킥···.
촬영 현장 처음인가 봐.
킥킥킥.
선택지
··· ···.
선택지
Aye.
마스트의 동경의 대상인.
잭 로우 역의 배우도 보게 되었다.
선장 양반, 저기 좀 보시오!
재, 재, 재, 재, 잭 로우가 있수다!!
흐어어···.
말도 안 돼.
이렇게 전설의 해적을 직접 보게 될 줄은···!
어, 어떻게 하는 게 좋겠수?
당신을 보고 해적을 꿈꿨다고 말하는 게 좋겠수?
아니다!
럼이라도 한잔 가져다주는 게 좋겠수다!
선택지
어, 어떻게 진정한다는 말이요.
전설이 눈앞에 있는데!
선택지
그럼 진짜 해적인 것이나 다름없지!
선택지
에이. 선장 양반 아까부터 너무 부정적인 거 아니요?
선택지
선장 양반은 카스피안의 해적을 한 번만 봐서, 잭 로우의 진심 어린 눈동자를 못 느껴서 그런 거요.
그건 진짜였수.
배우가 아니라 한 명의 해적이 그 영화 안에서 숨 쉬고 있었수다.
분명 저 양반도 그런 사람일 거요.
잭 로우의 이름을 이어받는다는 건 그런 일일게 분명할 거요!
선택지
후우··· 아무래도 안되겠수.
아무리 생각해도 마음이 진정이 안 되는 것 같으니,
이 두근거리는 팬심을 어떻게든 말하고 와야겠수!
선택지
마스트는 잭 로우 역의 배우를 향해 뛰어갔다.
잭 로우 양반!!
??
당신을 보고 해적을 꿈꾸게 되었수다!
아··· 팬이시라고요?
사인해 드릴까요?
그런 건 필요하지 않수다!
사양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촬영장에서 단역분들이 팬인 경우는 비일비재하니까.
아, 그럼··· 혹시.
가능하다면 해적의 노래 도입부 딱 한 소절만···.
해적의 노래?
아, 그 고리타분한 걸 찾는 사람이 여기도 있네.
난 노래 같은 거 안 해요.
아, 안 한다고?
시대가 어느 땐데 그런 걸 직접 불러요?
후작업으로 음악 입히면 되지.
하여튼 원작에 왜 노래 부르는 거를 넣어서, 귀찮게···.
잭 로우인데 해적의 노래를 부르지 못한다는 거요? 왜···?
뭐야, 이제 보니. 내 팬이 아니라~
그 오~래된 원작을 좋아하는 분이시구나?
···어쩐지 아까부터 시끄럽더라니.
이래서 현장에 배우가 아닌 사람이 있으면 피곤하다니까.
선택지
예?
방금 뭐라고···.
당신 배우 지망생도 아니지?
그러니까 이렇게 행동하지.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뭐가 그렇게 신기하다고 꺄아꺄아 거리는 지.
엑스트라면 엑스트라답게, 주연 배우 쉬는 시간 방해 말고 조용히 돌아다니세요.
해적이 되고 싶으니 뭐니 하면서 사람 신경 건드리지 말고.
죄, 죄송···.
애초에 해적이라는 게 뭔데요?
본 적은 있어요?
그거야··· 카스피안의 해적에서 나오는···.
그래요. 영화에서 나오는 거.
먼 옛날에 지상에 있었을지도 모르는 상상 속 범죄자.
!!
버, 범죄자라니···!
카스피안의 해적에 나오는 해적들은 범죄자로 단정 지어 말할 이들이 아니요!
적어도 캡틴 잭은··· 잭 로우와 빌어먹을 해적단은···!
잭 로우는 뭐 다른가? 해적이면 해적이지.
!!!
어떻게 잭 로우 역을 맡았으면서, 그런 말을···!
원작의 그 사람도 똑같았을걸요?
배역을 맡았으니까 하는 거지.
그 사람은 다르단 말이요!
그래요. 마음대로 생각하세요.
어차피 해적이란 거 상상 속에만 있는 건데 뭘.
해적이 없다니, 그럴 리가 없수다!
카스피안의 해적 관련 서적에 그렇게 써 있었수다.
해적은 분명 존재한다고.
분명히 그렇게 적혀 있었수다!
적당히 꾸며낸 말이겠죠.
그렇게 해야 사람들이 있어 보인다고 생각할 테니까.
애초에 지상에 바다라는 게 진짜 있는지도 모르는데 뭘.
바다는 있수다!
하하. 바다도 있다고 하네. 직접 보기라도 한 것 마냥.
여기서 바다 본 적 있는 사람~?
야, 넌 바다 본 적 있어?
몰라. 박물관에서 보긴 했던 것 같은데.
알게 뭐야.
다 CG로 만들겠지 뭐.
··· ···!
선택지
분한 얼굴의 마스트를 끌고 자리를 벗어났다.
··· ···.
해적은 없다니··· 바다도 없을 거라니!
잭 로우의 얼굴을 하고 어떻게 저런 말을···.
선택지
선택지
하지만 잭 로우 역의 배우이지 않수.
날 해적이 되고 싶다고 꿈꾸게 만들었던 캡틴 잭!
내가 본 카스피안의 해적 속 잭 로우도 이런 사람이었을지 모른단 건데.
그럼 도대체 난 뭘 보고 설렜던 거란 말이요.
내가 본 로망은···.
그 빛나는 눈은···.
전부 거짓이었을지도 모르는데.
선택지
··· ···.
선장 양반의 말이 맞았수다.
···해적 영화를 만든다고 모두 같은 마음인 건 아니었수다.
로망은···.
해적은···!
어디에도 없었 수다.
마스트가 터덜터덜 앞으로 걸어나갔다.
선택지
그 후, 영화를 촬영하는 내내 마스트는 모든 의욕을 잃은 것처럼 멍하니 허공만을 응시했다.
길을 잃어버린 어린아이처럼.
빛을 잃은 눈으로 우두커니 서 있었다.
선택지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