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미하라05 / 05

미하라

첫 자극

[SCENE START]

소녀는 오늘도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확히 얘기하면 그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이름조차 생소한 희소병이었다.

그 희소병은 소녀의 모든 것을 앗아갔다.

몸은 감각을 잃었다.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다.

눈마저 마음대로 굴릴 수 없었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눈을 감거나 뜨는 것뿐.

더욱 괴로운 것은 정신은 멀쩡했다는 것이다.

아득하게 느껴지는 시간 속에서 소녀는 자신과의 대화에 몰두했다.

이렇게 된 것은 운이 나빠서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니 받아들이고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살아가자 다짐했다.

소녀의 본심이 어쨌든, 소녀는 자신에게 최면을 걸었다.

그렇게라도 생각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었으리라.

그러나 소녀는 최면에서 빠르게 깨어났다.

친구들이 찾아와서 눈물을 흘리던 날에 최면은 풀렸다.

너흰 울 수 있구나.

너흰 소리를 낼 수 있구나.

부럽다.

부러워.

부럽다. 부럽다. 부러워. 부럽다.

난 왜 난 왜 난 왜 난 왜 난 왜.

으득.

소녀는 자신도 모르게 이를 갈며 뺨을 깨문 모양이다.

그리고 그때,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어야 할 몸에서 뭔가가 느껴졌다.

고통.

소녀는 환희했다.

하지만 웃음은 나오지 않았다.

소녀는 슬펐다.

하지만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소녀는 뺨을 깨물었다.

고통이 느껴졌다.

소녀는 눈을 지그시 감으며 안도했다.

나에게 남아있는 것이 있었다니.

소녀는 그날부터 자신에게 고통을 주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왜 네 몸을 못살게 구니.]

못살게 구는 게 아니야.

살아있는 걸 느끼고 있는 거야.

[선생님! 재갈을 물려주세요! 이러다 죽겠어요!]

하지 마.

나한테 유일하게 남은.

고통을 빼앗아가지 마.

[야. 너 니케가 되어볼래?]

니케가 되는 건 싫어. 무서우니까.

[네가 좋아하는 그거.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만들어줄게.]

그러면.

나는 계속 살아있다고 느낄 수 있는 거야?

미하라

그렇게 된 거야. 후후. 있을법한 얘기지?

선택지

미하라

대부분의 사람은 고통을 그저 피해야 할 것, 껄끄러운 것으로 생각하지.

미하라

하지만 나는 그 고통으로 인해 삶을 느꼈어.

미하라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고.

미하라

난 지금 살아있어.

미하라

··· ···.

미하라

후후. 나도 알아. 많은 사람이 나를 대하기 어려워한다는 걸.

미하라

그 사람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방법은 아주 간단해.

미하라

내 성향을 숨기면 될 일이야.

미하라

그런데 난 그러기 싫어.

미하라

고통은 날 다시 태어나게 해 준 기적이야.

미하라

그걸 부정하고 싶지 않아.

선택지

미하라

후후. 고마워.

스스스스-

미하라

바람이 차네.

미하라

지휘관. 춥지 않아?

선택지

미하라

그렇게 식은땀을 흘렸으니 그럴 만도 할 거야.

미하라

그럼 좀 데워줄까?

미하라가 다가와 목에 키스했다.

미하라

나하고 어울려준 보답이야.

미하라

어때? 좀 따뜻해졌어?

선택지

미하라

앗.

미하라는 나를 밀쳐냈다.

미하라

···진짜 은근히 과감하네. 갑자기 그런 곳에···.

미하라

밀어낸 건 미안해. 조금··· 놀랐어.

미하라

생각해보니··· 나 키스를 받는 건 처음이라서.

미하라

··· ···.

미하라

새롭고 자극적이네♡

미하라

와. 이거 버릇될 것 같아.

미하라

저기 지휘관.

미하라

나 다른 곳도.

며칠 후.

임무를 갔다 와서 지친 몸으로 책상에 걸터앉았다.

··· ···.

지금쯤 올 때가 되었는데.

철컥.

미하라

지휘관. 나 왔어♡

선택지

미하라

··· ···.

선택지

미하라

그럼···.

미하라

오늘은 어디에 키스할래?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