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노이즈03 / 05

노이즈

손을 마주 잡고

[SCENE START]

휘이이잉-

좁은 골목길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노이즈

··· ···.

노이즈

아무도 안 오네.

노이즈

··· ···.

노이즈

아니. 아무리 그래도 한 명도 안 오는 건 너무하지 않아?

선택지

선택지

선택지

노이즈

뭘 혼자 중얼거리고 있어? 그리고 나 아이돌 아니라니까!

노이즈

애초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가능할 리가 없었어.

노이즈

그때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았어야 했는데···.

3시간 전.

노이즈

그런데 프로듀서. 나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데.

노이즈

악수회에선 뭘 하는 거야?

노이즈

진짜 악수만 하는 건 아닐 것 아냐.

선택지

노이즈

아. 스몰 토크를 하라는 거지?

노이즈

음··· 그런데 나 팬들이랑 얼굴 마주친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선택지

노이즈

그야 노래하는 사람이니까?

노이즈

노래 이외의 것으로 어필하는 건 반칙···.

노이즈

···이라고 생각했는데, 프로듀서가 하라니까 할게.

노이즈

음··· 이왕 하는 거 뭐라도 줄 수 있으면 좋겠는데.

노이즈

아, 사인을 할까?

선택지

노이즈

그럼 나 사인 기계 좀 가져올게.

선택지

노이즈

응. 미실리스에서 만들어준 건데.

노이즈

4만 개 정도의 미묘하게 다른 패턴의 사인을 만들어줘.

노이즈

일일이 팔 아프게 사인 안 해도 돼서, 앨범에 사인할 때 잘 사용했지.

노이즈

몇 명이 올진 모르겠지만, 일단 챙겨가는 게 좋···.

선택지

노이즈

흐앗!?

선택지

선택지

노이즈

아이돌 아니라고···.

노이즈

아, 알겠어. 내가 일일이 사인할게. 그러면 됐지?

노이즈

그럼 장소 섭외는 어떻게 할 거야?

선택지

노이즈

아, 응. 그런 설정이구나.

노이즈

··· ···.

노이즈

상점가가 좋겠어.

노이즈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장소고 하니까. 어디 적당한 장소만 빌리면···.

선택지

노이즈

어? 아니. 장소를 빌려야···.

선택지

노이즈

역시 프로듀서! 나름 생각이라는 걸 하긴 하는구나!

노이즈

가자!

노이즈

···아무 생각이 없었구나.

노이즈

프로듀서.

노이즈

홍보도 안 하고 이런 외진 곳에서.

노이즈

쥐꼬리만한 책상 하나 놔두고 이렇게 앉아있는 게.

노이즈

과연 괜찮은 일일까?

선택지

노이즈

자, 잠깐! 왜 갑자기 소리를 지르고···!!

선택지

노이즈

하, 하, 하지 마! 부끄럽잖아!!

선택지

노이즈

홍보도 좀 그럴듯한 수단이 있잖아! 전광판이라던가, 차량 광고라던가!

노이즈

···아, 예산이 바닥났다는 설정이었지.

선택지

노이즈

··· ···.

노이즈

자, 잘 부탁드···! 드리···! 드립니···!

노이즈

아 미치겠네.

시민

저···.

시민

···진짜 노이즈 맞아요?

노이즈

어? 예··· 예?

시민

와 진짜네. 여기서 뭐해요?

노이즈

아, 악수회를···.

시민

···악수회요?

시민

잠시, 잠시만요.

잠시 후.

좁디좁은 골목길은 어느 순간 사람들로 가득 찼다.

노이즈 쨩과 악수하고, 짧은 대화를 나누고, 사인을 받기 위한 줄은.

끝없이, 끝없이 이어져있었다.

노이즈

···홍보 글 하나로 이렇게까지 모일 줄 알았으면 진작했으면 됐지 않아?

선택지

선택지

노이즈

아이돌 아니···.

열성 팬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는 건 처음이에요! VIP석보다 더 가깝다니 진짜 믿기지가 않네요! 진짜 노이즈 맞죠?

노이즈

··· ···.

열성 팬

??

노이즈

자, 잠시만요.

노이즈

그거, 해?

선택지

노이즈

말 중간에 원더 넣는 거.

선택지

열성 팬

살다 보니 이런 일도 다 있네요! 약간 노이즈는 뭐랄까.

열성 팬

진짜 연예인 같았거든요. 먼 곳의 존재? 뭐 그런.

노이즈

···그렇, 군요.

열성 팬

악수랑 사인 고마워요! 다음에 또 하면 좋겠네요!

노이즈

예. 감사합니다.

열성 팬

신곡도 기다리고 있을게요!

아주머니

아이고. 진짜라니까?

아주머니

내 딸이 3년을 누워있었는데, 그 노래를 듣고 벌떡 일어났어.

노이즈

에이~ 거짓말.

아주머니

내가 왜 여기까지 와서 거짓말을 해요. 그 뒤로 딸이 완전 팬이 되어가지고~

노이즈

그런데 따님은 안 오신 모양이네요?

아주머니

깨어난지 얼마 안 돼서, 아직 잘 못 걸어요. 그래서 내가 대신 왔죠.

노이즈

··· ···.

아주머니

고마워요. 딸한테 줄 선물이 생겼어.

노이즈

아니에요. 제가 더 고마워요.

아주머니

그럼 힘내요. 응원할게요.

소년 팬

와 누나. 나 악수 한 번만 더 해주면 안 돼요?

소년 팬

나 어제 노이즈 누나랑 악수하는 꿈꿨거든요. 아직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잘 안 가서 그래요.

노이즈

꿈까지 꿨어요?

소년 팬

누나가 이런 거 잘, 아니 아예 안 하잖아요. 나 누나 때문에 곡 쓰는 거 연습하고 있거든요.

소년 팬

누나처럼 되고 싶어서, 꿈까지 꾼다니까요?

노이즈

하하. 그래요. 악수 한 번 더 해요.

4시간 후.

노이즈

우와. 나 팔이 뻣뻣해. 목도 칼칼하고.

노이즈

직접 사인하고 대화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구나.

선택지

노이즈

··· ···.

노이즈

좋았어. 정말.

노이즈

나는 노래를 부르고, 팬들은 응원을 해주고.

노이즈

이게 TV라는 중간 다리를 걸쳐야만 이뤄지는 일이라 생각했는데.

노이즈

이렇게도 되는구나.

선택지

노이즈

응. 프로듀서.

노이즈

그런데 다음 일정은 뭐야?

선택지

노이즈

아이돌 아니라니까.

선택지

노이즈

··· ···.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