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레드 후드03 / 05

레드 후드

세계를 바꾼

[SCENE START]

레드 후드

알겠지만 랩쳐 놈들이 처음 쳐들어 왔을 때 인류는 완전히 털렸어.

레드 후드

아무것도 못 했지.

레드 후드

사람과 자원을 쏟아부으면서 응전했지만···. 세상에, 공식적인 승리 기록이 한 건도 없었어.

레드 후드

말 그대로 절망의 시대였다. 이 말이야.

레드 후드

그런데 어머나.

레드 후드

갓데스라는 겁나게 쎄고 예쁜 여신들이 짜쟌하고 나타났지 뭐야?

아니스

··· ···.

네온

··· ···.

레드 후드

그전까지 랩쳐는 절대 이길 수 없는, 일종의 자연재해 같은 느낌이었어.

레드 후드

다들 도망가기 바빴지. 포기했고.

레드 후드

그런데 우리가 나타나서는 이겼어.

레드 후드

랩쳐를 이겨버렸다고. 절대 이길 수 없을 것 같던 상대에게.

레드 후드

그때 인류 쪽에서의 반응이 어땠을 것 같아?

아니스

난리가 났겠네.

레드 후드

그래. 말 그대로 난리가 났었어.

레드 후드

승리의 여신, 인류의 희망 같은 온갖 미사여구를 붙여줬지.

레드 후드

가는 곳마다 백전백승. 절대적인 승리.

레드 후드

전투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이면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우리에게 찬사를 보내줬어.

레드 후드

맛있는 음식, 예쁜 꽃, 좋은 음악.

레드 후드

마음이 담긴 편지, 설레는 악수, 열렬한 포옹.

레드 후드

눈물을 흘리며 건넨 인사.

레드 후드

인류를 위해 싸워준 갓데스 스쿼드에 감사를.

레드 후드

··· ···.

레드 후드

좋았지. 정말.

아니스

그런데 말이야.

아니스

결국 소수 정예였던 거잖아. 갓데스는.

아니스

갓데스가 얼마나 강했는지는 둘째치더라도, 그 정도 인원으로 전황을 뒤집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거든.

레드 후드

맞아. 우리가 아무리 잘나봤자, 세계에 퍼져있는 랩쳐를 다 처리하는 건 무리였지.

레드 후드

하지만 우리가 랩쳐에게 승리했다는 것만으로 인류연합군은 다시 활력을 찾고 돌아가기 시작했어.

레드 후드

대 랩쳐용 무장을 개발하는 것에 열을 올리고.

레드 후드

적극적으로 맞서 싸우기 위해 정신을 무장했어.

레드 후드

패배주의에 찌들어 있던 세계가, 랩쳐와의 싸움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는 거지.

레드 후드

우리는 강했어. 하지만 수가 너무 적었어.

레드 후드

상징성 그 이상의 활약은 현실적으로 무리였지.

레드 후드

하지만, 그걸로 충분했다.

레드 후드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계속 이기는 것만으로도.

레드 후드

세계는 활기를 되찾고 싸움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으니까.

레드 후드

그렇기에, 승리의 여신이라는 이명이 붙은 거고.

네온

···세계를 바꾼 분들이군요.

레드 후드

오. 그 대사 좋네.

아니스

힘들었겠다.

레드 후드

··· ···.

레드 후드

맞아. 힘들었어.

레드 후드

계속 이겨야 했으니까.

레드 후드

절대 질 수 없었어.

레드 후드

무슨 일이 있어도 패배는 용납되지 않았거든.

레드 후드

그래서 엄청 무리했어.

레드 후드

···그래도.

선택지

레드 후드

···그래. 고맙다.

레드 후드

니케가 된 이후는 계속 싸웠어.

레드 후드

나도 그렇고, 다른 애들도 모두 마찬가지였지.

레드 후드

그렇게 좋아하던 장난감 조립도, 양산을 쓰고 하던 산책도, 책을 읽는 것도, 낚시도, 음악을 듣는 것도 양껏 하진 못했지만.

레드 후드

말 그대로 인류를 위해 계속 싸웠어.

레드 후드

그땐 그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고, 바른 길이라고 믿고 있었거든.

레드 후드

실제로도 바른길이었고.

레드 후드

그래서···.

레드 후드

행복했다고 생각해.

레드 후드

뒷골목 양아치였던 내가 인류를 위해 싸우기도 하고, 좋은 녀석들도 만났으니까.

레드 후드

아무튼 그렇게 지내다가, 마지막으로 방주를 지키는 작전을 진행했어.

레드 후드

···난 개인 사정 때문에 작전 극 초반밖에 겪어보지 못했지만.

레드 후드

듣자 하니, 방주는 무사하다며?

레드 후드

방주 얘기나 좀 해봐.

아니스

··· ···.

아니스

···방주라···.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