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도로시05 / 05

도로시

멈추지 않는 날개

[SCENE START]

도로시는 에덴의 정원에 서 있었다.

철저히 그녀의 계획을 위해 만들어진 이곳은,

지상이 아직 전장이라는 것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평화로운 곳이었다.

도로시

··· ···.

하지만 도로시는 그렇게 바라왔던 따뜻한 햇살 아래.

먹을 것도 싸울 것도 걱정하지 않는,

그녀의 이상향에 가까운 곳에 살고 있음에도.

고독했다.

이상하리만큼 몸에 두른 한기가 사라지지 않았다.

도로시

···지난번 산책 때는 이렇지 않았는데.

도로시는 며칠 전부터 그녀의 머릿속을 가득 메운 한 인간을 떠올렸다.

그녀의 과거 [지휘관]을 닮은 자.

함께 있으면 과거가 떠오르는 이상한 존재.

에덴의 손님이자, 이용하기 좋은 장기말.

방주에서 온 외부인이자,

위선 어린 말들로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

곁에 있으면 따뜻해지는···.

[인간].

바스락-

선택지

도로시

··· ···.

선택지

선택지

도로시

··· ···.

선택지

선택지

도로시

··· ···.

도로시

···헛소리.

선택지

인간이 도로시를 둔 채, 뒤를 돌아 걸어나갔다.

그 모습이 보기 싫어서 도로시도 뒤를 돌았다.

그리고 앞으로 걸어갔다.

도로시

··· ···.

[사실은 인간을 사랑하고 싶었던 거 아니야?]

도로시는 멈춰 섰다.

[누구보다 사랑했어서 그들에게 사랑받고 싶었던 거 아니야?]

도로시

··· ···.

[당신들의 희생 아래, 우리가 살 수 있었어.]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하고자 하는 거야.]

도로시

···위선자.

[고마워.]

[방주를 만들어줘서.]

위선, 위선이야.

내 환심을 사려는 거야.

강한 힘을 얻고 싶어서,

낙원에 계속 살고 싶어서.

의지하고 싶어서.

나약해서!

[맞아, 나약해.]

[인간은 그런 존재야.]

도로시

··· ···.

도로시는 기억한다.

적합자로 선발되어 니케가 된 후, 처음으로 승리했던 날을.

작은 아이가 수줍게 건네던 꽃을.

희망으로 가득 찬 기쁨의 환호소리를.

안도, 공경, 애정으로 가득 찬 눈빛을.

손을 붙잡으며 말하던,

[고마워요.]

[덕분에 살았어요.]

[갓데스! 승리의 여신!]

[고마워요. 도로시님.]

수많은 감사 인사를.

맞아. 사랑했다.

인간의 그 모든 것을.

생존을 의탁할 수밖에 없는 그 간절함을.

그 나약함을.

한때는 그 약함을 지키고 싶었다.

악으로부터 구원해 주고 싶었다.

한때는··· 그래. 그것이 삶의 원동력이었다.

그렇기에 더 용서할 수 없어.

[그래도 이 꽃을 찾고 싶다고 했던 건 진심이었잖아.]

[외롭지 않을 것 같다는 것도 진심이잖아.]

그럼에도 사랑스러워서,

도로시는 뒤를 돌아보았다.

위선을 두른 인간이,

약한 인간이,

인간이.

지키고 싶었던 그 나약한 존재가.

다시금 그녀들이 지켜낸 [낙원]으로 향하고 있었다.

도로시

··· ···.

그 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던 도로시가 말했다.

도로시

···그래.

도로시

당신이 이겼네요.

도로시

아직 내게 남아있었군요.

도로시

···애정이.

선택지

그리고 다시 뒤를 돌았다.

도로시

먼저 가 있어요.

도로시

다시 만나요.

도로시

귀하신 나의···.

도로시는 앞으로 나아간다.

한번 선을 넘어 굴러간 돌은,

쉽게 멈추지 않으리라.

그녀의 낙원이 있는 땅굴까지 굴러떨어져,

마침내 뿌리내릴 때까지.

그녀는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선택지

도로시

··· ···.

아무리 바라던 애정이더라도.

아무리 사랑스럽더라도.

도로시

···멈추지 않을 거예요.

도로시

그렇죠?

도로시

피나.

소중한 당신을 담은 이 날개가 방주에 닿을 때까지.

잃어버린 낙원을 향해 가리라.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