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헬름 : 아쿠아마린03 / 05
헬름 : 아쿠아마린
처음이라는 변명
[SCENE START]
··· ···.
여긴 프림이 항상 자는 해먹이잖아.
설마, 청소를 내팽개치고 나간 걸 추궁하려고 온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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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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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정말 오늘의 귀관은, 이해가지 않는 것 투성이네.
···그래서, 여기서 내가 할 일은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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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헬름은 깊이 심호흡을 한 뒤,
다짜고짜 해먹 위에 몸을 누이려 했다.
끼이익-!
···꺅!
우당탕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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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미안해, 귀관···! 지금 바로 일어설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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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 ···.
···화는 내지 않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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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당장 오늘 귀관이 맡긴 일도 제대로 해내지 못했고.
해먹에 눕는 간단한 일조차 하지 못해서 귀관을 넘어지게 했지.
···솔직히 나였다면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았을걸.
따끔하게 한 마디 했을 거야. 평소에 앵커나 마스트에게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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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걸로는 변명이 안 돼.
니케의 신체 기능은 인간보다 여러 모로 월등하니까.
이렇게 꼴사납게, 그것도 귀관 위에 넘어진다는 건 어불성설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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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절대 실패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거든.
··· ···.
생각해 봐, 귀관.
방주 유일의 해군. 방주 유일의 전함.
그리고, 방주 최대의 유지비가 드는 스쿼드.
그걸 온통 처음인 나와 앵커, 마스트가 함께 이끌어가고 있고,
그로 인해 필연적으로 온갖 사건 사고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아무도 우리에게 [처음이라서 괜찮다]는 말은 해주지 않아.
···단 한 사람도.
그만큼의 물적, 인적 자원이 드는 일이니까.
실수였다고, 잘못했다고 사과하는 것만으로는 의미가 없는 거야.
그러니까 매사에 처음부터 완벽해져야만 하지.
···우리는. 우리의 스쿼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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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알아.
하지만 여기서 뭘 더 어떻게 하란 말이야?
초조하다며 내려놓기엔 지금의 내가 짊어진 게 너무 많아.
마스트와 앵커, 그리고 어드마이어 호···.
그걸 유지하기 위해 힘써주고 계신 버닝엄 부사령관과,
매주 우릴 후원해주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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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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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
한번도, 그런 식으로 생각해본 적 없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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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말 엉망진창이야.
고작 해먹 따위에 못 올라가서 이렇게 넘어져 있는 꼴도 엉망이고.
머리는 헝클어지고 제복엔 흙이 묻은 귀관의 모습도 엉망이고.
그러고도 이렇게 역으로 귀관에게 위로받고 있는 내 모습도.
무엇 하나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 게 없어.
하지만···.
가끔은 엉망이어도 괜찮을 때가 있나 봐.
그 모습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귀관 같은 사람이 있으니까.
···아마 내 동료들이 이 자리에 있었어도 똑같이 해줬을 테고.
동료들이 내게 원하는 모습도 비슷한 거겠지.
재촉하고, 초조해하고, 화내기보다··· 그냥 말없이 믿어 주는 그런 사람.
그걸 알려주기 위해서였던 거지?
오늘 나한테 그런 이상한 일을 시켰던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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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어.
헬름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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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끼익-
···??
앉는 건 생각보다 더 쉽게 됐어.
처음에 실패했던 건, 앉는 과정을 생략하고 바로 누우려 했기 때문이었구나.
그럼 이제 여기서 두 다리를 마저 올리면 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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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익, 끼익-
꺅, 귀관···! 이거 너무 많이 흔들리는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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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고마워···!
··· ···.
하아···.
이제 좀 안정적이게 된 것 같아.
올라갈 땐 이런 불안정한 것에 왜 눕나 했는데···.
막상 누워 보니까 정말 편하네.
아늑한 이불에 감싸여 있는 기분도 들고.
무엇보다 밤 하늘이 바로 보이는 게 마음에 들어.
바람이 불고, 은하수가 하늘을 가로지르고···
마치 어드마이어 호의 뱃전에 누워 보는 풍경 같아.
그러고 보니 아까부터, 나만 해먹을 독차지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귀관은 누워보지 않아도 괜찮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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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나란히 앉는 건 어때?
아까 잠깐 앉아 봤을 때, 공간은 충분해 보였거든.
출렁.
몸을 일으킨 헬름이, 옆으로 조금 움직여 내가 앉을 자리를 만들었다.
···생각보다 더 좁네.
아무래도 서로 너무 밀착하게 될 것 같은데.
귀관에게도 이런 건 좀···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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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
헬름의 옆자리에 눕다시피 기대어 앉았다.
앗, 귀관! 그렇게 해먹에 깊이 기대어 버리면 줄이···!
끊어질 줄 알았는데, 아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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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구나.
그럼 나도 같은 자세로 앉아 볼게.
출렁.
헬름이 해먹에 깊이 기대어 앉았다.
!!
···편해.
뻣뻣하게 앉아 있는 자세보다 훨씬 더.
하루 종일 이러고 책을 읽어도 좋을 것 같은 느낌이야.
그리고, 바로 옆에서 귀관의 체온이 느껴져서 기분이 너무 좋···.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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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냐.
그냥 갑자기, 잊고 있던 게 떠올라서.
저··· 미안하지만 혹시 먼저 들어가 봐도 될까?
오늘치 지도는 다 받은 것 같아서.
귀관의 시간을 이 이상 빼앗으면 안 될 것 같아.
그럼 이만.
헬름은 다급하게 일어나서 가 버렸다.
선택지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