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레오나05 / 05
레오나
본능이 이끄는 대로
[SCENE START]
티미가 짝을 찾으러 떠난 지 며칠째.
들고 온 식량도 떨어져 가고 있기 때문에 슬슬 방주로 돌아가야 한다.
오늘도 안 보이네···.
티미 이 녀석, 어디서 살림이라도 차린 거 아냐? 하하···.
선택지
··· ···.
믿고 기다린다고 했는데.
불러야겠지?
선택지
레오나는 조심스럽게 손가락을 들어 입에 가져다 댔고.
숨을 살짝 들이마셨다.
그 순간.
어···?
티미! 티미가 오고 있어, 사육사님!
선택지
레오나의 시선을 따라가 보자, 저 멀리서 달려오는 백사자 한 마리가 보였다.
빠른 속도, 휘날리는 갈기, 날카로운 눈빛.
그야말로 한 마리의 야생 사자였다.
티미~!
크헝!!!
우리 앞에서 걸음을 멈춘 그 백사자···.
아니, 티미는.
평소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다.
티미, 다녀왔어?
어떻게··· 잘 된 거야?
크헝! 커허헝!!
그랬구나!
사육사님, 티미가···.
나는 손을 들어, 레오나에게 더 말하지 않아도 된다는 시그널을 주었다.
이미 나는 알 수 있었다.
티미는··· 수컷이 되어 돌아왔다는 것을.
끄덕.
나와 티미는 서로를 바라본 채, 고개를 끄덕였다.
다 안다는 듯.
다 이해한다는 듯.
오늘은 여기서 야영하자.
조금만 더 가면 엘리베이터가 있으니까, 내일이면 도착할 수 있을 거야.
··· ···.
그렇게 얘기한 레오나는,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서 있었다.
선택지
으, 응?
앉아야지.
아! 그··· 티미.
혹시 근처에 다른 암컷은 없어?
발정기는 정말 다 끝난 거야?
크헝? 크허엉.
아, 그런 게 아니라.
마지막 날인데 아쉽지 않나, 뭐 그런 의미였어.
크허헝···.
무, 무슨 소리야!
내가 아쉬울 게 뭐가 있어.
티미 너는 더 멋있게 돌아왔고.
이제 같이 붙어있을 텐데···.
바닥에 누워있던 티미는 게슴츠레 레오나를 쳐다보았고.
이내 몸을 일으키더니, 레오나의 등을 얼굴로 툭 쳤다.
으아!
티미, 갑자기 뭐 하는 거야!
크헝!
자, 잘해보라니 무슨···.
터벅, 터벅.
티미는 그대로 어디론가 사라졌다.
선택지
으, 응?
아···.
주변에 따라온 암사자가 있나 봐.
만나러 다녀오겠대.
선택지
응···.
··· ···.
사육사님!
선택지
나, 티미를 보고 용기를 얻었거든.
사실 지난번에 발정기 얘기를 할 때 묻고 싶었던게 있었는데.
지금 물어봐도 돼?
눈을 반짝이며 나를 바라보는 레오나를 보며 살짝 불안함을 느꼈지만.
무슨 일 나겠냐 싶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사육사님은 남자잖아?
그리고 티미를 생각보다 잘 이해하고 있고.
선택지
그러면···.
사육사님도 여자면 다 좋은 거야···?
선택지
아니, 티미한테 들어보니 여러 암컷을 만나고 온 것 같더라고.
수컷 사자들의 발정기는 원래 그렇다는 거 알아.
그런데 사육사님이 유독 그런 부분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아서···.
흥분한 듯 말을 빠르게 내뱉은 레오나는 어느새 서로의 코가 닿을 정도로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선택지
만약···!
만약 그렇다면 암사자들은 강하고 매력 있는 수사자에게 이끌리는 게 본능이고.
우리도 비슷할 거잖아.
사육사님은 여자면 다 좋고.
난 강하고 매력 있는 남자에게 이끌리고.
선택지
그러니까!
···그러니까, 본능대로 몸을 맡겨 보는 거 어때···?
선택지
응!
걱정하지 마, 사육사님.
이 넓은 지상에 우리는 그저, 본능에 충실한 동물일 뿐이니까.
그리고 혹시 모르니까, 망은 티미가 봐줄 거야.
선택지
에이.
설마 순진하게 그걸 믿은 건 아니지?
크허어엉~!!!
그렇게 우렁찬 수컷의 포효는.
바람에 맞춰 노래 하는 곤충들의 작은 소리까지 삼켜버렸고.
그렇게 지상에서의 마지막 밤도 조금 소란스럽게 마무리 되었다.
며칠 후.
사육사님, 어서 와.
크허엉~
선택지
지상에서의 그 멋진 백사자는 어디 가고.
다시 원래대로의 티미가 레오나와 함께 있었다.
선택지
아, 이거~
보호소에서 며칠 지내다 보니 다시 이렇게 되더라구.
보통 생활 환경에 따라 모습도 진화한다고 하잖아.
우리 보호소에 맞는 모습은 이런 모습인가 봐.
귀여워서 좋지 않아?
선택지
하지만 걱정마.
···그렇다고 본능이 사라진 건 아니니까.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을 한 레오나는.
싱긋 웃으며 나를 지나쳐갔다.
아마 또다시 참을 수 없는 본능이 몰아치게 되면 우리는 지상을 찾게 될 것이다.
그게 티미가 될지.
아니면 다른 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