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사쿠라02 / 05
사쿠라
휘어지지 않는 가지
[SCENE START]
···다음날, 오전 6시 50분.
사쿠라의 일정에 참여하기로 한 시간은 오전 7시다.
늦지 않게 내실로 이동하자.
···잠시 후, 사쿠라의 방.
안에는 이미 선객이 있는 것 같다.
···끝까지 생각을 바꾸지 않으실 겁니까?
답이라면 이미 드렸을 텐데요. 제게 두번 말하게 할 작정입니까?
··· ···.
당주님의 뜻은 잘 알았습니다.
하지만 아랫사람들을 설득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선대께서도 무덤에서 슬퍼하시겠죠.
지금 당주님은 그분의 숙원 사업을 망치려 하고 계시니까요.
···우습군요.
언제까지 죽은 사람의 눈치를 볼 작정입니까?
지금 세이메이카이의 당주는 저입니다.
제가 지향하는 바가 곧 조직이 나아갈 방향이며.
그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여기서 나가시면 됩니다.
그 뒤의 안녕은 장담할 수 없겠지만.
···!!
그 말씀··· 절 위협하시는 겁니까?
선대의 충복이었던 저를, 그 따님인 사쿠라 님께서요?
···하, 하하.
쨍그랑-!!
흥분한 겐조에 의해, 상 위의 다기와 화병들이 산산조각 났다.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어떻게 사쿠라 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실 수 있습니까!
제가 그동안 조직을 위해서 얼마나 희생하고, 손을 더럽혀 왔는데···!
···겐조!
그 노고를 봐서 인내하는 것도 여기까지입니다.
그 이상 행패를 부린다면, 제 총이 장식이 아니라는 걸 보여드리지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선택지
누구냐!
선택지
뭐? 아무리 객이라 해도 감히 외부인이 내실까지 들어오다니.
간이 부은 건지, 아니면 분수를 모르는 건지···!
그만!
그대는 대체 어디까지 저를 창피하게 만들 생각인가요!
하아···.
이만 물러가도록 하세요.
이 이상은 손님 보시기에 좋지 않을 테니.
··· ···.
···존명.
나중에 또 이야기할 기회가 있길 바라겠습니다.
겐조는 불만 가득한 얼굴로 떠나갔다.
···의도치 않게 부끄러운 집안 싸움을 보여드렸군요.
선택지
이쪽의 이야기입니다.
아셔서 하등 득될 것이 없는.
선택지
··· ···.
선택지
하아···.
이미 다 들어버리셨군요.
기척도 없이 남의 말에 귀 기울이는 건 예의가 아니다···.
라고 지적하고 싶지만, 이미 그러기에도 늦어버린 것 같으니.
우선 자리를 옮기실까요?
저택 내에서는 듣는 귀가 있을지도 모르니.
바깥 정자에 다과를 준비하도록 이르겠습니다.
차는 입에 맞으신지요.
상인 연합을 통해 들여온 진품 홍차랍니다.
선택지
알아주시니 기쁘군요.
적당한 떫은맛과 짧은 쓴맛이 지나간 후에는, 은은한 단맛이 여운처럼 남지요.
탕색 또한 즐기시면 좋습니다.
이처럼 맑은 감색은 산화가 아주 잘 되었다는 증거이니.
선택지
찻잔이 비었다.
사쿠라가 다시 차를 따라 주었다.
선택지
··· ···.
저의 집안 싸움에 관심이 있다 하셨지요.
답해 드리기 전에 한가지 여쭙겠습니다.
저는 검정과 남색은 아주 다르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군의 의견은 어떠신지?
선택지
검정이라 함은 조직이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 자행할 수 있는 가장 큰 악이며.
남색이라 함은 그보다는 한 단계 낮은 악입니다.
차악이라 해도 좋겠지요.
가령 조직에 거스르는 자를 처벌하는 경우에도.
온 일가를 참수하는 것과, 당사자만을 처벌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불법 사업을 벌이더라도.
강제로 사람을 협박하거나 납치해 사업에 끌어들이는 것과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이들만을 상대로 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지요.
그리고 저는 세이메이카이의 당주로서,
모두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하는 그 차이를 지키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니케가 될 때 머스탱 님과 나눈 약속이기도 했고요.
그래서 원칙을 세우고, 그에 맞지 않는 것들은 쳐내 왔습니다만.
조직의 모두가 제 생각에 동의하지는 않는 터라.
이따금 이렇게 작은 소란이 생기곤 합니다.
다소 번거롭기는 하나, 군이 걱정할 만한 일은 아니지요.
선택지
선선대 때부터.
조직의 비원과도 같이 키워온 사업이 있답니다.
많은 이들의 피와 눈물을 삼켜 돈으로 뱉어내는 사업이지요.
위험 부담이 클수록 많이 돌려받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니,
그 돈의 규모가 어느 정도일지 짐작이 되실 겁니다.
선택지
···네.
하지만 문제될 게 무엇 있겠나요.
만일 끝까지 그들이 제 결정에 승복하지 않는다면.
힘을 동원해서라도 관철시키면 그만인 것을.
선택지
무슨 의미로 물어보시는 건가요?
선택지
선택지
그건···.
괜찮습니다.
선대였다면, 그들의 말을 들어주고 화합하는 쪽을 택했겠지만.
적어도 제겐 그런 선택지는 없으니까요.
꺾일지언정 휘어지지는 않는다, 라는 말이 있지요.
저의 경우, 정확히는 휘어질 방법을 모른다에 가까울 겁니다.
··· ···.
그러니, 이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랍니다.
선택지
선택지
예? 갑자기 무슨···.
선택지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