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슈가03 / 05
슈가
커피와 잡동사니 산
[SCENE START]
양산형 니케는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으에엑···.
이건··· 뭔가요?
커피.
뭘 어떻게 하면 이런 맛이 나죠?
커피 원두를 물에 넣고 끓였다.
··· ···.
향이 나쁘지 않지? 어른의 맛이야.
어디에서부터 태클을 걸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다 틀렸어요.
이것도 커피를 흉내 낸 거예요.
진짜와 아주 흡사하지만···. 달라요.
거짓말하지 마라.
이게 방주에서 구할 수 있는 것 중엔 최선이겠죠?
아마도.
··· ···.
알겠어요. 의뢰는 달성한 것으로 하죠.
수고 많으셨어요.
··· ···.
파트너. 지상으로 가자.
커피가 있을 거야.
선택지
방주에 없는 것이라면, 지상에는 있겠지.
그러니 우린 지상으로 가서 커피를 구해온다.
아니, 그렇게까진···.
그렇게까진?
뭐가 그렇게까진 이라는거지?
지상은 위험하잖아요. 목숨을 걸면서까지 의뢰를 들어줄 필요는···.
너한테 커피라는 것이 그 정도의 가치였나?
남의 목숨을 대가로 할 정도의 가치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틀렸어.
틀렸다. 넌 잘못 생각하고 있어.
원하는 것이 있다면 무슨 수를 쓰더라도 손에 넣어야 해.
원하는 것에 도덕적인 잣대를 들이대지 마.
그 순간, 원하는 것은 변질된다.
이런 세계다. 이런 우리고.
언제 사그라들지 모르는 우리는, 원하는 것을 향해 달려야 해.
그래야만 해. 그래야만 우리는 [사람]으로 남을 수 있다.
···당신이 원하는 것은 뭔데요?
남이 원하는 것을 이뤄주는 거다.
그리고 커피향 나는 키스지.
힐끔힐끔.
선택지
···좋아요. 그럼 구해다 줘요. 커피.
가자. 파트너.
잠깐만요.
··· ···.
고마워요.
당신, 보기보다 따뜻한 사람이군요.
···첫인상부터 알 수 있지 않나 그건?
···그건, 글쎄요.
눈앞에 보이는 것은 잡동사니의 산이었다.
정크 마운틴은 처음 보는 건가?
선택지
지상의 온갖 물품을 마구잡이로 쌓아놓은 곳이야.
언젠가 지상을 탈환할 수 있을 거라 믿고, 각자가 소중한 것을 여기에 쌓아놓고 지하로 들어갔지.
지금 이 물건들의 주인들은 모두 죽었어.
그러니 원하는 건 찾아가면 돼.
선택지
정확히는 냉동 보관되어 있는 커피야.
유통기한은 한참 전에 지났겠지만, 부패만 되지 않았다면 먹을 수 있어.
방주의 살균 장치를 이용하면 될 일이지.
선택지
여길 뒤져서. 그게 가장 빨라.
데코이는 뿌려놨으니 움직이자.
선택지
그래.
왜. 자신 없어?
선택지
그렇겠지. 파트너라면 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받아주지.
정크 마운틴을 뒤지기 시작했다.
3시간 후.
파트너. 이것 봐. 바이크 엔진이야.
흠··· 과거엔 이런 모델이 유행했었군. 레트로한 디자인이 일품인데.
블랙 타이푼에 어떻게 이식할 수 없을까···.
2시간 후.
음? 묘한 잡지가 있군.
선택지
이게 그 말로만 듣던 도색 잡지인가? 같이 보겠어?
우리의 미래에 대한 색다른 시선이 생길지도 몰라.
3시간 후.
선택지
파트너. 좀 쉬도록 해.
거의 반나절 동안 계속 움직이고 있었어.
선택지
아니. 잊고 있나 본데 파트너는 사람이야. 체력에 한계가 있지.
그러니 좀 쉬어.
선택지
그래.
한 번씩 나도 잊어버려. 파트너가 사람이라는걸.
그만큼, 등 뒤를 맡겨놓으면 안전하다는 거겠지.
···음.
별소리를 다 하는군.
슈가는 묵묵히 잡동사니의 산을 뒤졌다.
다른 곳에 조금의 시선도 주지 않고, 오직 아래만을 바라보고 움직이고 있었다.
단 한 잔.
단 한 잔의 커피를 위해.
이름조차 모르는 누군가의 의뢰를 들어주기 위해.
그저 묵묵히.
··· ···.
몸을 일으켰다.
바닥을 뒤지기 시작했다.
···쉬라니까.
선택지
··· ···.
선택지
파트너.
키스하러 가도 될까?
선택지
4시간 후.
허리가 끊어질 것 같다.
눈도 침침하다.
눈앞의 것이 무엇인지 분간이 잘 가지 않는다.
온갖 것들이 몸에 튀어 상태도 엉망이다.
···파트너.
찾은 것 같아.
선택지
슈가가 손에 들고 있는 건 작은 기계 상자였다.
불빛이 미약하게 점멸하는 것으로 봐선 아직 작동하는 것 같았다.
휴대용 냉동 박스야. 그리고 이거.
냉동 박스 위에 매직으로 대충 써놓은 글자는.
많이 지워지긴 했지만 분명 COFFEE라고 쓰여 있었다.
열어보자.
푸슉-
박스가 열리며 냉기가 느껴지는 연기가 뿜어져 나왔고.
그 안에는 포장되어 있는 커피 원두가 들어있었다.
선택지
선택지
···후우.
해결했다.
[SCENE END]